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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겨우, 서른 (2020)> 30대 여자들이 공감할 중국 드라마

by 씀이*아네모스 2021. 7. 26.

중국드라마의 편견을 깨뜨리다

2020년 중국,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아주 흥행한 드라마이다. 중국 드라마라고 하면 성우들이 부자연스럽게 더빙한 목소리가 생각나고, 주로 사극이나 액션, 무술 드라마가 상상되었다. 그래서 크게 흥미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상위 랭크되고, 심심할 때 한 번 보라고 추천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갔다. 결정적으로 보게 된 계기는 친한 친구가 이 드라마를 정주행 한 후, 이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우리 세 친구 이야기 같고, 우리랑 닮았다며 추천하여 나도 한번 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어느 한가한 날, 1회부터 시청했는데 그 날 단숨에 10회까지 연속 시청했다.  중국에도 이렇게 퀄리티 좋은 드라마도 있구나!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국 드라마의 편견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겨우, 서른>의 원제목은 <三十而已>이고 2020년 7월 중국 드래곤 TV에서 43부작으로 방영되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제 서른 살이 되는 세 친구들의 이야기 

  <겨우, 서른>의 드라마 속 배경은 상하이다. 중국에서 상하이의 느낌은 꿈과 유혹의 도시인가보다. 꿈을 가진 이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표현된다. 서른살, 동갑내기 여 주인공 세명이 등장한다.

 

  왕만니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 상하이에서 명품매장 판매직원으로 성실하게 일한다. 상하이에 정착한지 8년이나 되었지만 집주인의 행패와 월세살이 앞에 어쩔 도리가 없다. 소신을 가지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이다. 매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이 드라마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이다. 그녀의 진실함과 성실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손님들이 등장한다. 크루즈 여행에서 만난 남자는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상하이까지 찾아오는데 비혼주의라고 밝혔지만 수상한 구석이 많다. 성실하게 살아온 한 여성이 부자 남자를 만나 행복해진다는 러브스토리는 이 드라마의 취지와도 맞지 않기에 그 남자를 현실적으로 처리한다.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로 떠오른 두번째 주인공 구자. 구자는 남편과 불꽃놀이 행사를 기획하는 회사를 함께 차리고 운영하다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열혈 엄마가 되었다. 처음에는 전업주부로 등장하지만 그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있는 여자로 그려진다. 회사에서 중요한 사안은 남편도 반드시 그녀와 상의한다. 구자는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 갈 기회를 가지기 위해 상류층 여자들이 모이는 사교모임에 들어가면서 살짝 이성을 잃는 듯 했지만, 허물밖에 없는 그 집단의 위선을 봐버린 후, 다시 현명하고 멋진 구자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세번째 주인공 중샤오친은 평범한 회사원이다. 친절하고 거절할 줄 모르는 성격이라 회사 안에서도 이상한 잡일을 할 때가 많다. 그리고 남편과 아이없는 지루한 결혼 생활을 한다. 남편은 물고기 키우는 데만 정성을 쏟고, 샤오친은 고양이를 키우는데 서로 상극이나 다름없다. 밥 먹을 때는 서로가 핸드폰만 보고, 대화를 잃어버린 권태기 같은 삶이다. 그러다 뱃속에 새 생명이 찾아오고 전환점이 되는가 싶더니 아기를 유산하게 되면서 둘은 서운한 감정이 쌓여 이혼하게 된다. 이혼은 했지만 집 문제 때문에 함께 살고, 샤오친에게 연하 남자가 다가온다.

 

<겨우, 서른 (2021)>의 결말과 여운

세 명의 주인공들이 각자의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실패와 좌절을 하며 깨달음을 얻어간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평범한 전개의 드라마라고 볼 수 있지만, 서른 전 후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불어일으키고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좋은 드라마이다. 서로 직업과 환경이 다른 세 여성들이 등장하는 것도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서른 즈음(우리나라에서는 서른 중반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의 여성들 중에 평범한 직장인, 육아를 하는 엄마, 경력 단절 여성, 권태기, 꿈, 이혼 등의 키워드 중 하나는 자신의 상황과 맞아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세 여 주인공들의 인생에 위기와 전환점이 찾아왔을 때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중샤오친의 결말은 순한 맛, 만니의 결말은 시원한 맛, 구자의 결말은 매운 맛이다. 드라마 명대사들도 많으니 볼까말까 고민중이라면 꼭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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