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021)> 결혼은 행복의 시작이 아니다

by 씀이*아네모스 2021. 7. 25.

1.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No!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엔딩은 행복한 결혼식 장면이 차지한다. 인연이 되어 연인이 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 것이 드라마의 엔딩일 때가 많다. 하지만 현실은? 행복한 꽃길만을 남겨두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어쩌면 가시밭길의 시작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해피엔딩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인간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에, 부와 명예를 가져도 사랑과 믿음이 없는 삶은 공허하다. 

막장 드라마라며 혹평을 받기도 하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은 시청률로 그 인기가 증명되고 있다. 자극적인 요소와 전개들을 담고 있을지는 몰라도, 어쩌면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의 드라마에 공감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는 30대, 40대, 50대 세 명의 여주인공들이 나온다. 오랜시간 라디오프로그램을 함께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온 그녀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앗아갈 인생의 위기가 찾아온다. 30대 부혜령(이가령)은 아나운서 출신의 라디오 DJ, 자존심이 강하고 할 말 다하는 똑부러지는 성격을 가졌다. 2세 없이 워라벨 라이프를 살기로 남편 판사현(성훈)과 약속했다. 드라마 초반부터 부혜령이 판사현의 외도를 알고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두 배우가 친해지기도 전에, 만나자마자 으르렁거리며 때리는 장면을 찍지 않았을지 궁금하다. 40대 사피영(박주미)은 라디오 PD로, 불행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아빠의 외도로 이혼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며 연을 끊고 살아간다. 아름답고 완벽한 가정을 꿈꾸면서 병원장인 남편에게 완벽하게 내조하고 예쁜 딸을 열심히 키우는 여성이다. 시즌1에서는 사피영이 남편(신유신-이태곤)의 외도를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의 남편처럼 완벽한 사랑꾼은 없을거라 믿고 행복에 가득찬 모습으로 나온다. 그러니 배신감도 더 클 것이다. 50대 이시은(전수경)은 라디오 메인작가로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박해륜(전노민)과 결혼하기 위해 배경을 포기하고 남편을 교수로 만든 현모양처이다. 평강공주같은 여성이 아닐까. 아들과 딸, 남편만을 챙기며 자기 자신을 꾸밀 시간도 없이 늘 희생해왔다. 그리고 남편에게 배신을 당하니, 시청자들이 얼마나 분노할까. 

 

2.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불협화음 등장

이 드라마의 불협화음으로 등장한 세 여자들이 있다. 그녀들 또한 우연한 만남으로 셋이 친해진다. 판사현(성훈)의 삶에 나타난 송원(이민영)은 헬스장에서 우연히 마주치며 성훈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사실, 송원이 흔들었다기 보다는 성훈이 흔들렸다고 볼 수 있다.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이혼당한 경험이 있어 본인이 불임이라고 알고 있는데, 성훈과의 마지막 이별 여행에서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신유신(이태곤)을 이중생활 하게 만든 아미(송지인). 20대 무명 배우지망생 역할이다. 외국에서 오래 살아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신유신과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신유신이 가정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자 자신은 아무것도 바라는게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기가 막히는 행보를 보여준다. 남가빈(임혜영)은 뮤지컬배우이다. 그녀는 박해륜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강의를 하러 가게 되어 종종 둘만의 만남을 가지며 박해륜이 잊고 살던 설렘을 준다. 박해륜은 본인이 다른 여자에게 바람이 난 것이면서 아내의 단점을 들춰내며 마치 그것이 이혼 사유인냥 비겁한 핑계를 댄다. 내연녀가 된 이 세 명의 여자들도 각자의 사연이 있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해 있기에 분노의 대상이 될 것이다.

 

3.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 그의 배우들.

임성한 작가는 2015년  <압구정 백야>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었는데 2021년 필명을  "피비(Phoebe)"로 바꾸어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2021)> 이 임성한의 작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봤다고 하더라도 임성한의 느낌이 묻어나는 대사는 변함이 없었기에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임성한이 좋아하는 배우들이 또 다시 등장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이태곤과 성훈이다. 나 또한 이태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성한 작품임을 예감했다. 임성한 작가는 기존 자신의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다시 출연시키는 경우도 많지만, 새로운 신인을 발굴해낼 때도 많다. 무명의 배우가 임성한 작품을 통해 주연을 맡거나 인지도를 높인 경우도 많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가령, 송지인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임성한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하늘이시여(2005)>, <신기생뎐(2013)>, <오로라공주(2013)>, <왕꽃선녀님(2004)>, <인어아가씨(2002)>, <보고또보고(1988)> 등이 있다. 점을 찍고 복수를 하는 설정, 죽은 사람이 빙의하거나 영혼으로 등장하는 설정, 등장인물들의 황당한 사망 등 특이한 점들도 많지만, 욕하면서도 본다는 시청자들의 시청률이 그 인기를 대변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