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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악의 꽃(2020)> 이준기, 문채원 주연의 서스펜스 로맨스 드라마

by 씀이*아네모스 2021. 7. 17.

1. 내가 14년간 사랑한 사람이 연쇄살인마라면

금속공예가 백희성, 강력계 형사 차지원, 이 둘은 14년전 사랑에 빠졌고 행복한 모습으로 사랑해왔다. 그리고 결혼을 하여 여섯살 딸아이를 키우는 여느 평범한 부부처럼 살아왔다. 희성은 지금 이대로도 더할나위없이 너무 행복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애교많은 딸이 함께 있기 때문에 모든 일상은 완벽했다. 그러나 그 행복 속에 알 수 없는 비밀이 존재하는데, 강력계 형사인 아내 차지원은 미제사건을 파헤치며 점점 고통스러운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가장 다정했던 남편, 가정적이었던 남편, 가장 믿어왔던 남편이 미제사전의 범인으로 의심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백희성 역시 위기감을 느끼며 이중적인 모습으로 돌변한다.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다정한 딸바보 아빠의 모습이 아닌 차가운 표정과 감정없는 말투로 변했다. 자신의 과거를 알고있는 무진이 기자가 되어 찾아온 후부터이다. 무진 앞에서 냉혈한의 모습으로 변한 백희성은 이 행복이 깨지는 것이 두려워 그를 지하실에 감금한다. 그리고 그의 입을 막을 수 있는 약점을 찾고 일시적 동맹을 맺는다. 희성은 자신의 과거를 지우려하다 사건에 휘말리고 지원은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희성의 흔적을 발견한다.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들을 괴롭게 만든다. 지원은 연주시 연쇄살인사건과 희성이 관련이 있음을 직감하고 희성의 과거를 추적한다. 하나씩 하나씩 진실에 다가가는 지원에게 희성은 거짓말을 반복하며 불신감과 상처를 준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생각보다 더욱 깊다. 어려움에 처한 지원을 돕기 위해 희성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연쇄살인범 도민석의 아들, 그리고 그의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도현수라는 미끼가 된다.  

 

알고싶지만 알고싶지 않은 진실에 다가가면서 이 결말이 파국으로 향함을 직감한다. 주인공들은 믿음과 신실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리고 달콤했던 사랑만큼 배신감으로 아파한다.  

 

살인마의 아들, 사이코패스로 자라온 도현수이자 백희성은 감정을 연습하고 공부해왔다. 사랑의 감정 역시 연습과 연기였다. 차지원을 향한 사랑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일까. 사고로 기억을 잃은 백희성은 사랑했던 기억 또한 잊었지만 사랑의 흔적을 느낀다.

 

2.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들 이준기, 문채원, 그리고..

2020년 tvN에서 방영된 '악의 꽃'은 연말 연예대상과 같은 시상식이 없기 때문에 훌륭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수상기록이 없었다. 인물에 대한 몰입도와 연기력으로는 배우들에게 대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그런데 지난 제57회 백상예술대상(2021)에서 '악의 꽃'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이 연출상을 수상하였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너무 큰 상을 받아 정신이 혼미하다. 작품에 기여한 모든 분들, 특히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낸 이준기님, 문채원님, 작가님과 스탭 분들께 감사하다." 라고 하였다. 감독의 말처럼 이준기의 감정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훌륭했다. 하지만 이준기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자기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 작품을 지금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한 이준기의 노력은 드라마에 온전히 녹아있다. 문채원에게도 '악의 꽃'은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스럽고 애틋하면서도 처연한 멜로 연기, 이 모든 것을 소화했다. 두 주연의 연기합은 완벽했다. 그리고 장희진과 서현우, 김지훈의 연기도 강렬하다. 특히 사이코패스 역할로 악역을 소화한 김지훈은 자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반대로 악랄하고 소름끼치는 모습을 연기했다. 그동안 다정한 역할을 해온 그가 완벽하게 연기 변신을 할 수 있었던 드라마이다.

3. 사라진 기억속에도 사랑은 각인되었다.

'악의 꽃' ost part 3에 수록된 신용재의 'I feel you' 는 도현수(이준기)와 차지원(문채원), 두 사람의 휘몰아치는 운명과 슬프고도 절절한 멜로에 격렬한 감정을 싣는다. 피아노의 울림은 섬세한 감정을 담아내고 3옥타브를 넘나드는 신용재의 역동적인 보컬은 감동을 담아낸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도현수(이준기)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면서 차지원(문채원)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데 그 때의 격앙된 감정선과 어울리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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