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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아는 와이프(2018)>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by 씀이*아네모스 2021. 8. 8.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그 때는 남녀가 열렬히 사랑했고, 그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다. 아이를 낳고 육아와 맞벌이를 하며 현실에 부딪혔다. 이런 현실에서는 사랑도 사치다. 현실의 차주혁(지성)은 은행원이다. 고객들과 상사에게 시달리며 고달픈 직장생활을 하고, 서우진(한지민)은 아이 둘을 낳고 남편 월급만으로는 대출이자, 생활비,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 육아를 감당할 수가 없어 피부샵에서 일한다. 각자의 일과 육아에 지쳐 서로를 돌볼 여유도 위안도 되어주지 못한다. 1회차 부제가 한 줄로 말해준다. '내 침대에는 괴물이 산다' 라고. 상큼 발랄했던 우진은 더이상 없고, 악처와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혁은 골방에서 게임하는게 유일한 낙이지만 그마저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다 대학 때 첫사랑이었던 혜원(강한나)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혜원은 그에게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진다. '좋아했었다고'. 그 말 한마디에 현실의 지옥같은 삶을 부정하던 주혁은 착한 일을 하고 우연히 얻은 동전을 톨게이트에 넣으며 2006년으로 되돌아간다. 하늘이 도왔던 것일까? 아침에 눈을 뜨니 집도, 아내도 바뀌어있다. 그가 꿈꾸던 첫사랑 혜원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진 또한 주혁이 내린 선택으로 그와의 인연을 비켜갔다. 같은 지점의 은행원이 되어 나타났다. 그녀는 포악하고 악착같던 애 엄마가 아니라 센스넘치고 발랄한 싱글의 모습이다.

 

주혁은 바뀌어버린 자신의 배경에 처음에는 기뻤지만, 자기가 바랐던 첫사랑과의 결혼생활도 상상과 다르고 가치관의 차이를 느끼며 실망한다. 그러면서 직장동료가 된 우진을 지켜본다. 그동안 자신이 보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된다.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예쁘고 빛나는 우진의 모습을 보며 결혼생활 동안 그녀가 퇴색하도록 내버려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한다. 운명의 관성때문인 것일까. 자꾸 그녀 주변을 맴돌게 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절친한 친구인 종후(장승조)까지 우진에게 관심을 가진다. 과거에는 쌍둥이 아빠로 자유를 갈망하는 유부남이었는데 바뀐 삶에서는 비혼주의자가 되어 자유 연애를 즐기고 있다. 주혁은 이 둘을 갈라두고 싶다. 새롭게 시작한 결혼생활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혜원과 협의 이혼 절차를 밟게 되고 장인어른의 회사가 은행에 타격을 주면서 주혁 역시 함께 연루되어있다는 의심을 받으며 해고당한다.  

 

 

운명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주혁의 선택으로 달라진 현재를 아무도 자각하지 못하는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우진의 엄마(이정은)만이 유일하게 주혁을 여전히 '차 서방'이라 부르며 사위로 알아본다. 

 

운명이 바뀐 후로, 우진도 자꾸 이상한 꿈을 꾸다 잠에서 깬다. 결혼하고, 아기를 키우는 꿈 속에 남자의 얼굴은 흐릿하다. 그리고 점점 그 모습이 주혁의 얼굴이 되어가는데, 놀란 우진은 주혁을 찾아가고, 주혁은 사실대로 이야기한다. 우진 또한, 유부남인 주혁에게 자기도 모르게 이끌렸던지라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모든 것을 되돌리고자 할 때, 우진의 엄마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사라진 주혁을 찾아나서는 우진에게 2006년도 500원짜리 동전을 건내며 돌이키고 싶은 순간으로 가라고 한다. 엄마 역시 남편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갔던 것이다. 그 동전을 가지고 주혁과 우진은 함께 과거로 돌아간다. 여기서 해피엔딩이면 좀 심심할 것 같은지, 주혁은 다시 우진을 불행한 결혼생활로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며 우진을 끊임없이 피해 도망다닌다. 아무리 피하려고 애를 써도 운명은 그들을 당기고 당겨, 서로의 옆에 붙여둔다. 큰 깨달음을 가슴에 안고 다시 시작한 결혼 생활은, 더이상 불행하지 않다. 일과 육아와 사랑, 손발 착착 맞는 행복한 부부로 거듭난다.  

 

믿고 보는 배우, 지성과 한지민

지성과 한지민 주연이라고 하면 묻고 따질 것 없이 믿고 볼 것이다. 그들의 연기력도 믿어의심치 않지만, 지성과 한지민이 작품 고르는 안목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한지민의 최근 작품으로 인상깊게 본 건 영화 <미쓰백(2018)>과 <눈이 부시게(2019)>이다. 지성은 현재 <악마판사(2021)>에 출연중이다. tvN에서 2018년에 방영한 <아는 와이프>는 최고시청률 8프로 대를 기록했고,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시청가능하다. <아는 와이프>를 재미있게 감상했다면 같이 볼 만한 비슷한 드라마로는 <고백부부(2017)>가 있다. 결혼한 사람들이라면 우진과 주혁의 결혼생활에 공감할 것이다. 우진과 주혁처럼 시간여행을 하며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이들이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우리의 삶에 같이 대입하면 함께 행복해질 것이다. 결혼한 사람들이 한번 봤으면 하는 드라마이고, 여기서 중요한 건 부부 두사람 모두가 보아야 시너지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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